오후가 되자 머리가 많이 맑아졌다.
그토록 고통스럽던 머리의 통증도 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걸 보면
시간이 지나면 마음의 통증도 사라지겠지싶다.
거제에 살고 있는 친구의 전화에 내 자신의 참 무심한 걸 알았다.
내가 전화를 한 적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니..
그런 것과는 아무런 상관하지 않고 친구는 짬이 날 때마다 전화를 한다.
결혼과 동시에 가야 했던 그 곳 생활이 벌써 이 십년이 지났으니 이젠 적응 할 만도 할텐데..
아직까지도 친구들이 있는 이 곳이 그리운가보다.
너무 멀리 살고 있는 탓에 얼굴 본 지가 참 오래되었다.
늘 이 친구가 얼굴을 보자며 부산으로 올라온다.
난 어쩌다 거제라는 곳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전화만 삐죽하고만 말았다.
이 해가 가기전에 이 십년이 지난 그 때 그 친구들을 다 모아보겠단다.
늘 활달하고 긍정적인 친구의 음성이 참 듣기 좋다.
다들 이렇게 보고 싶어하는 걸 보면 이젠 정말 나이가 들었나보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났던 그 시절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안개가 가리운 것 처럼 희미하게 떠 오른다.
아직 공직에 있는 친구도 있고 다른 일을 하는 친구도 있고
다들 뿔뿔히 흩어져 만나는 게 참 힘들다.
광복동에 있었던 아주 작으면서 분위기가 좋았던 찻집, 카페 아직도 있을려나...
우리들은 늘 그 곳에서 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재잘댔었다
자주 영화를 보러 다녔고
겨울철 늦은 포장마차에서 우동을 먹으면서도 마냥 행복했었다.
꿈 많던 그때 그 시절..참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그 시절이 그리움되어 밀려온다.
친구랑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오래토록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흐르는 건 세월만이 아닌 것 같다.
나도 따라 흐르고
너도 따라 흐르고..
믿었던 인간의 마음도
아무런 예고없이
보이지 않는 저 쪽 귀퉁이로 흘러가는 것을 보면..
'혼.잣.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물어 가는 한해를 바라보며... (0) | 2010.12.18 |
---|---|
12월, 아직 남은 시간을 정리하면서...., (0) | 2010.12.03 |
부족함 (0) | 2010.11.13 |
가을속의 나.. (0) | 2010.11.04 |
10월을 떠나 보내며.. (0) | 2010.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