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흘러간 시간들이 그리운 날에..

임미경 2010. 11. 22. 20:02

오후가 되자 머리가 많이 맑아졌다.

그토록 고통스럽던 머리의 통증도 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걸 보면

시간이 지나면 마음의 통증도 사라지겠지싶다.

 

거제에 살고 있는 친구의 전화에 내 자신의 참 무심한 걸 알았다.

내가 전화를 한 적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니..

그런 것과는 아무런 상관하지 않고 친구는 짬이 날 때마다 전화를 한다.

결혼과 동시에 가야 했던 그 곳 생활이 벌써 이 십년이 지났으니 이젠 적응 할 만도 할텐데..

아직까지도 친구들이 있는 이 곳이 그리운가보다.

 

너무 멀리 살고 있는 탓에 얼굴 본 지가 참 오래되었다.

늘 이 친구가 얼굴을 보자며 부산으로 올라온다.

난 어쩌다 거제라는 곳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전화만 삐죽하고만 말았다.

이 해가 가기전에 이 십년이 지난 그 때 그 친구들을 다 모아보겠단다.

늘 활달하고 긍정적인 친구의 음성이 참 듣기 좋다.

다들 이렇게 보고 싶어하는 걸 보면 이젠 정말 나이가 들었나보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났던 그 시절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안개가 가리운 것 처럼 희미하게 떠 오른다.

아직 공직에 있는 친구도 있고 다른 일을 하는 친구도 있고

다들 뿔뿔히 흩어져 만나는 게 참 힘들다.

 

광복동에 있었던 아주 작으면서 분위기가 좋았던 찻집, 카페 아직도 있을려나...

우리들은 늘 그 곳에서 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재잘댔었다

자주 영화를 보러 다녔고

겨울철 늦은 포장마차에서 우동을 먹으면서도 마냥 행복했었다.

꿈 많던 그때 그 시절..참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그 시절이 그리움되어 밀려온다.

친구랑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오래토록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흐르는 건 세월만이 아닌 것 같다.

나도 따라 흐르고

너도 따라 흐르고..

믿었던 인간의 마음도

아무런 예고없이

보이지 않는 저 쪽 귀퉁이로 흘러가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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