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새벽은 희뿌옇게 내려 앉는다
삶을 이어가기 위한 몸부림으로 새벽을 여는 사람들
좀더 건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새벽길을 걷는 사람들
먼지를 폴폴 날리며 엉금엉금 기어가는 대형트럭도 같은 길 위에 줄을 선다.
푸른색과 누런색으로 초 가을 옷을 입은 산은 통째로 물 속에 가라 앉아있다
잠을 깨기 위해 세수를 하고 있는 것 일까?
돌탑도 덩달아 물 속으로 뛰어든다.
모락모락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물 속 마을에서도 아침밥을 짓고 있는것일까...
한적하게 이어지는 길은 모든 것을 내려놓게 한다.
가슴 밑 바닥에 있는 응어리와 시름까지도...
아직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것에
아늑하게 안겨져 오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정자 위에서 내려다 보는 물의 색깔은
한 여름에 보았던 비취색 그 물 빛은 아니다.
물 속엔
풍덩 뛰어 들면 금방이라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산 그림이 걸려있고
먼 하늘도 산 모서리 한 켠에 그려져 있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고즈늑한 느낌의 돌탑까지...
어떤 아름다운 언어가 어울릴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 아름다움을 이젠 언제쯤 볼 수 있을련지...
하늘이 참 맑다.
사람의 마음도 물 속에 훤히 비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 점 티끌과 마음의 깊숙한 밑바닥에 숨겨진 비밀까지도
늘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 아닌 좀더 진실할 수 있게..
지나온 그만큼 또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 세월만큼 느끼게 되고 진실도 보이겠지...
이젠 좀 더 느긋하게 원하는 그만큼 편안하게
이미 딴 곳으로 멀리 가 버린 것 같은 마음이
설령 영원히 만나지지 않는 평행선 위에 서게 된다해도
아무렇게 않게 좀 더 의연해 질 수 있도록
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