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하나 바람을 타고 어깨 위에 툭 떨어진다.
빨강,노랑 그리고 연두 색..
아직 온전히 물들지 못한 단풍 옷을 입은 채
가을 언저리를 장식하기 위해 바람을 타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하나도 아쉬울 것 없다는 듯 환한 표정으로
깡 마른 아스팔트 위에서 마지막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누구를 위하여 저리도 황홀한 색으로 세상을 장식하고 있는걸까?
오고 가는이의 발길에 온몸을 채여가면서도
절절하게 나올법한 아픔의 소리를 행복의 소리로 승화시켜 낸다.
사그락 사그락...
나뭇잎 하나 천천히 들여다본다.
구멍 숭숭나고 온 몸에 흠집난 나뭇잎..
여름내내 온갖 벌레들의 먹이가 되고 잠자리가 되었었나보다.
구멍 숭숭난 몸으로 아름다운 자태 그대로다.
행여 내 마음 다칠까봐 누굴 위해 마음내어 준 적 있었던가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쓰다듬어본다.
구멍 숭숭한 나뭇잎 하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