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낡은 옷가지를 버리며

임미경 2010. 7. 31. 16:39

 

해어진 소매끝이 햇빛으로 닳았는지

버리지 못한 미련들이 장농안에 누워있다.

 

계절과 함께 묵어와 살갗을 부대끼고

시간을 함께 동반했던 낡은 옷가지들,

오래된 친구의 전화번호를 알고있고

자주가는 커피숍의 간판을 안다.


까만 봉지 속 차곡차곡 개어진 미련들을

꺼내고 또 꺼내어 눈으로 새기다가

수명을 다한 그 모습위로

금빛 단추의 일렁임에 가위를 댄다.

 

시린 바람 닫아 마음 까지 여미어줄

기억의 문짝을 떼어 필림통에 넣어둔다.


새옷을 사야겠지

새로움은 항상 설레이지만 두려운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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