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그들만의 이야기..

임미경 2010. 7. 26. 08:35



괜히 그런 날이었어
축축한 움직임으로 구석구석을 더듬다
붙박이 창고를 불쑥 쳐들어갔댔어
접대가 서툰 누렇게 떠 있는 내용에 눈흘기다
생색이라도 내는 듯
그것을 꺼내봤어

무관심의 양만큼 두꺼워진 시간을 털어내고
아구가 굳게 물린 그것을 여는데
이상한 일이 생긴 거야
혀끝이 간질거리더라고
그런 혀 긁어본 적 있어?
스멀거리는 이야기가 혀끝으로 몰린 적 있어?
난 그냥 잘근거렸어

그리 조심을 떨 이윤 없지만
자꾸 간질거리는 혀를 의식하며
열어본 그 안엔
비틀즈의 지난날이 살아 있었고
스콜피언스의 홀리데이가 튕겨져 나왔어
박인희가 윤형주가....
산울림이 청춘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학사다방의
250원 커피와 내 사랑 DJ  오빠가
레코드판을 뒤집고 있었어
발 바닥의 녹을 묻히며
젊은 그들은 그 어둔 창고 속에서
줄타기를 이어왔던 거야

더듬거리는 손끝을 적신
철끈의 녹물처럼
색바랜 영상이 한음 한음 옥타블 높이고 있었어
간질거리던 혀가 이빨 사이사이를 뚫어내며
끝없는 사랑을 노래 하더라

나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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