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길을 찾아서..

주산지(청송)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사진의 아름다움이 남는 곳

임미경 2010. 6. 13. 16:01

 

 

 

 

입구의 팻말이 여기가 영화속의 무대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물속에서 자라는 나무다.

이 곳이 저수지로 잠기면서부터 저 나무들은 살기 위해 몸부림을 쳤을 것이다.

그 중에서 겨우 살아남은 것들이 저렇게 관광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 곳을 유명한 관광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저런 나무가 없었다면 이곳은 그냥 평범한 저수지였을지도 모른다.

 

 

큰 나무가 뿌리를 저 밑에 두고 가지를 늘어뜨린 다음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아 광합성을 한다.

저렇게도 살아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람들은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하지? 왜 나만 이렇게 힘이 든거지? 하고 많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힘들고 짖꿎은 일을 해내야만 사람들한테 인정받기가 수월한다.

남들이 안할려고 하는 것과 남들이 못하는 것 이 두가지를 해낸다면

어디에서도 충분히 인정받고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이던 가정생활이던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맡아서 해낸다면

충분히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저 몇 안되는 나무들도 살기 힘든 환경에서 꿋꿋히 버텨내어

지금에서는 너무나 사랑받는 나무가 되어버린 것이다.

수만, 수십만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매력의 원천인 것이다.

나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

예전엔 사소한 것들에 대한 불만과 투정이 많았으나, 갈수록 그래봤자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나만 갈수록 더욱 불행해져가는 체바퀴를 끊어버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한 정신수양이 필요했다.

그래서 여행이 내게 좋은 보약이 되나보다.

 

 

여행을 하면서 많이 느낀 것은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다는 것이다.

주인이 있고, 손님이 있으며, 존중해주면 존중받고

욕하면 싸움난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행동하면 불편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여행을 하다보면 조금씩 그것을 깨닫게 된다.

이 곳 주산지도 좋은 깨달음을 준다.

물 속에 있음에도 말라죽어가는 나무와

같은 환경인데도 푸른잎들을 세상에 꺼내놓는 나무가 있다.

저 두 나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나는 불만 투성이고 하나는 현재를 직시하고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주산지에 대한 여행 얘기가 너무 도덕얘기도 치우치고 있는 것 같다.

하여튼 주산지 전망대에 도착하니 이 곳에서 주산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전망대 아래로는 수 많은 물고기가 먹이좀 달라고 어슬렁거리고 있고,

왼편에는 주산지의 깊숙한 멋과 향이 듬뿍 뿌려져 있었다.

마치 저 곳을 배를 타고 지나가보고 싶은 충동까지 일었다.

수목들이 여기가 끝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주었다.

저 곳에 가면 더욱 멋진 곳이 있을거라는 얘기를 속삭이는 듯 했다.

저 깊은 어딘가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나보다.

 

 

 

 

 

 

 

 

물속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는 모두들 경이롭게 쳐다본다.

일반 대지에서 쉽지 않은 삶을 물속에서 다 겪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나도 슬쩍 그런 마음이 얼굴을 내민다.

수목의 아름다움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편견을 깨부수는 역할을 해서 그런 게 아닐까.

 

 

나무는 땅에서 자라는 것에 대한 편견을 깨버린 수목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아름다움 그 두가지를 모두 준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성공을 이룩한 나무들은

견뎌내고 이겨내어 성공한 것이 아름답다는 정답을 보여준다.

자신의 모습을 단순히 치장하는 것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모진 삶을 이겨내고 그 삶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성공이

자아를 밝게 이끌어내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