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음 대가야의 도읍지, 경북 고령으로 떠나는 여정 속엔 신비감이 가득하다. 1500년 전 대가야 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몽환적 여정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진달래, 벚꽃 등 산하에 가득 피어난 봄꽃 사이로 작은 산봉우리만한 거대 고분군락이 나타나는가 하면 우륵 선생의 가야금 열두 줄에 얽힌 흥미로운 전설이 귓전을 맴도는 듯하다.
특히 눈부신 꽃동산을 지나 고분군락을 따라 가는 길은 여느 트레킹 속에서는 맛볼 수 없는 나름의 운치가 있어 봄날 가족 나들이로 제격이다. 때를 맞춰 '대가야 축제'도 펼쳐진다. 올 축제의 테마는 '뱃길'. 낙동강 물길따라 일본, 중국과 활발한 교역을 펼친 대가야의 찬란했던 문화가 재현되는 것이다.
고분군락 걷는 트레킹 '신비' 하이얀 100리 벚꽃 길 '황홀' 봄날 가족 역사체험 안성맞춤
▶고분군 트레킹& 꽃길 나들이
경북 고령은 이색지대이다. 여느 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든 거대 고분군락 등 곳곳에 신비한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 손잡고 고령을 찾는 이들은 발품이 아깝지 않는 여행지라고 입을 모은다. 고령읍 지산리에는 수백기의 거대 고분군락이 밀집돼 있다. 고분 아래로는 대가야박물관 및 왕릉전시관이 있어 가야왕국의 내력과 궁금한 고분의 내부를 살필 수 있다. 고령 장터에서 주산 산림욕장을 거쳐 지산동 고분군을 연결하는 4㎞ 산책로는 이색 체험코스가 된다.
대가야박물관에서 출발, 아름드리 솔숲을 지나면 200여기의 대가야 왕족과 귀족 고분군을 만난다. 고분산책로는 완만하게 이어진다. 때문에 주산 정상까지 힘들이지 않고 타박타박 오를 수 있다. 특히 왕릉 전시관을 둘러보고 고분산책로를 오르다보니 고분 속 주인공과 순장자들에 대한 궁금증도 더한다.
지산리고분군은 중대형 무덤 8기와 그 주변만이 발굴됐다. 추가발굴이 이뤄지면 520년간 지속된 대가야제국의 미스터리가 한 꺼풀씩 벗겨질 전망이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고분군 산책로는 동쪽 낙동강 물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봄바람을 만날 수 있어 상큼하다. 중턱 쯤에 드리워진 나무 그늘은 꿀맛 같은 휴식을 맛볼 수 있는 쉼터이자 고령 읍내를 한 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이다.
군데군데 피어난 개나리, 벚꽃의 자태도 감상하고, 렌즈 속에 풍경도 담아내며 마지막 고분군 까지 느릿하게 산책하는 데에는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실제 고분군락의 멋진 풍광은 이른 아침과 해질녘에 감상할 수 있다. 천지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과 오렌지 빛 아침 햇살이 봉분에 내려앉아 이루는 실루엣이 신비감을 더한다.
▶대가야체험축제
'2009대가야체험축제'가 9일부터 12일까지 고령군 고령읍 일대와 대가야 박물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대가야의 대항해(The Great Voyage of Daegaya)'. 1500년 전 낙동강 뱃길을 따라 번성 했던 '철기문화의 선진국', 대가야의 찬란했던 문화를 기리고 재현하자는 차원이다. 특히 대가야는 이 뱃길을 통해 일본, 중국과 활발한 교역을 펼쳤던 무역 강국이었다.
이번 축제에서는 '뱃길'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중국과 교역할 때 사용했던 목선을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어보고, 이 배를 물에 띄워 경기를 펼치는 등 다양한 뱃길 관련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아울러 60여명의 연기자가 동원된 대가야 교역선과 해적선 간의 치열한 전투도 재현해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축제를 통해 오픈되는 '대가야테마공원'도 큰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
대가야체험축제는 '체험' 이라는 명칭에 어울릴 만큼 내방객 참여 체험 행사도 가득하다. 땅을 파고 흙을 쌓아 대가야 고분을 직접 만들어 보는가 하면 출토된 부장품도 직접 제작해 보는 흥미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또 대가야말장식공방촌에서는 고분에서 발굴된 장식을 만들어 보며 대가야의 문화를 만날 수 있다.
또 축제기간 펼쳐지는 전국우륵가야금경연대회도 볼거리이다. 각지에서 몰려든 우륵의 후예들이 자웅을 겨룬다. 이밖에도 고령 암각화 탁본 체험, 가야금 제작 체험을 비롯해 고령 특산물인 딸기 수확 체험에 이르기까지 오감으로 느끼는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울러 주산 아래에 위치한 대가야왕릉전시관은 44호 고분의 내부를 원래의 모습으로 재현해 둬 고분의 신비를 만날 수 있다. 왕의 무덤을 중심으로 순장자의 무덤이 호위하듯 둥글게 배치돼 있다. 또 대가야박물관은 지산동 고분군과 고령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한편 고령군의 대가야 문물을 소재로 한 역사 체험 프로그램을 엮은 체험 축제는 지난 2005년 시작된 이래 해마다 가야금(2006년), 철기문명(2007년), 고분(2008년) 등의 테마를 정해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이며 일약 '2009대한민국 문화관광예비축제'로 까지 성장했다.
배재대 관광축제대학원 정강환 원장은 "대가야체험축제는 관광객들이 대가야 왕국의 문화와 역사를 직접 느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체험형 축제의 전형"이라며 "뿐만 아니라 대가야문화사업권역, 4대강개발 이슈 등을 담아내는 산업형 축제, 지역개발형 축제의 모범으로도 거듭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가야체험축제추진위원회(fest.daegaya.net 054-950-6424)
▶가는 길((서울 기준))=◇자동차= 영동고속도로 여주 휴게소 지나~중부내륙고속도로 남성주IC~88고속도로 동고령IC~고령읍~대가야 박물관
◇기차=대구역, 동대구역 하차(대구지하철1호선 대구역, 동대구역~성당못역~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널~고령시외버스 터미널 하차~대가야체험축제장(고령버스)
◇버스=서울남부시외버스터미널~고령시외버스 터미널 하차~대가야체험축제장(고령버스)
▶그 밖의 보고 즐길 거리=국내 유일의 가야금 전문 박물관인 고령읍 쾌빈리 정정골에 위치한 우륵 박물관에는 가야금 등 현악기가 전시되어 있고 직접 소리도 들어볼 수 있다. 또 국내 최초의 산림녹화 사업을 기념해 단장한 산림녹화기념숲도 산책코스로 적당하다. 청동기시대 때 만들어진 양전동 암각화, 고찰 반룡사, 낙동강 포구 개경포 등도 둘러볼만하다. 농촌체험마을인 쌍림면 합가리 개실마을(www.gaesil.net)은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영남학파의 종조인 문충공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350여 년 간 선산김씨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온 곳으로 전통한옥 11동을 개보수해 고풍스런 분위기에서 민박을 즐길 수 있다. 또 고령에서는 봄철 딸기밭 체험도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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