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가을바람..

임미경 2013. 11. 5. 17:16

 

 

 바람이 겨울을 생각나게 한다.

 낙엽이 길 위에서 뒹굴다가

 바람따라 기약없는 길을 나서고 있다.

 

 어깨를 움츠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너무나 갑자기 변해버린 날씨가 이상도 하다

 

 어쩌면 내 마음도 바람과 같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따라 매몰차게 부는 바람이 내 가슴까지 싸늘하게 식히고 있다.

 마음속에 한없이 이는 부질없는 생각들을

 바람결에 실려 보내고 싶건만

 생각은 또아리를 틀고

 내 뇌리에서 떠나가질 않는다.

 

 바람이 가슴 밑바닥까지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이럴때 마다 흔들리게 되나 보다.

 자꾸만 내 살아온 세월이 되돌아보아진다.

 그리곤 자꾸만 내 자신에게 미안해한다.

 

 바람소리가 가슴을 휑하게 만든다.

 이럴때 마다 놓아버리고자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욕심 인 것 같아

 바람결에 날려버리는 연습을 자꾸만 하고 있다.

 

 바람이 머리를

 바람이 마음을

 바람이 온 몸을 흔들어 대고 있다.

 

 바람부는 길 위에서

 바람따라 이리 저리 뒹굴고 있는 낙엽을 보면서

 바람의 숨소리를 듣고

 바람의 몸짓을 느끼고 있다.

 

 낙엽 뒹구는 길 위에서

 가진 모든 것 하나 둘 놓아 버리고

 가을 바람과 같이 길 떠나고 싶어

 가을 바람이 스치우는 길 위를 떠나지 못하고

 하루 왠종일 배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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