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겨울을 생각나게 한다.
낙엽이 길 위에서 뒹굴다가
바람따라 기약없는 길을 나서고 있다.
어깨를 움츠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너무나 갑자기 변해버린 날씨가 이상도 하다
어쩌면 내 마음도 바람과 같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따라 매몰차게 부는 바람이 내 가슴까지 싸늘하게 식히고 있다.
마음속에 한없이 이는 부질없는 생각들을
바람결에 실려 보내고 싶건만
생각은 또아리를 틀고
내 뇌리에서 떠나가질 않는다.
바람이 가슴 밑바닥까지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이럴때 마다 흔들리게 되나 보다.
자꾸만 내 살아온 세월이 되돌아보아진다.
그리곤 자꾸만 내 자신에게 미안해한다.
바람소리가 가슴을 휑하게 만든다.
이럴때 마다 놓아버리고자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욕심 인 것 같아
바람결에 날려버리는 연습을 자꾸만 하고 있다.
바람이 머리를
바람이 마음을
바람이 온 몸을 흔들어 대고 있다.
바람부는 길 위에서
바람따라 이리 저리 뒹굴고 있는 낙엽을 보면서
바람의 숨소리를 듣고
바람의 몸짓을 느끼고 있다.
낙엽 뒹구는 길 위에서
가진 모든 것 하나 둘 놓아 버리고
가을 바람과 같이 길 떠나고 싶어
가을 바람이 스치우는 길 위를 떠나지 못하고
하루 왠종일 배회하고 있다.
'혼.잣.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이하며.. (0) | 2018.05.03 |
---|---|
나는 참 괜찮은 여자입니다.. (0) | 2014.09.11 |
시월의 마지막 날에.. (0) | 2013.10.31 |
흘러가는 대로... (0) | 2013.10.29 |
바람부는 가을 아침에.. (0) | 2013.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