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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임미경 2010. 9. 15. 14:09

이정하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해진 추억만으로 한 세월 견뎌왔느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고도 묻지 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 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허수아비는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
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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