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지금 이대로의 나...

임미경 2011. 8. 22. 09:30

 

 

가끔은 보고싶은 사람과 소주 잔 부딪쳐 가며

이런 저런 세상사를 나누고 싶을 때가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밤을 지새우며

이 계절을 이야기 하고

무슨 꽃이 피어있는가를 이야기 하고

지금 스쳐가고 있는 바람 소리를 이야기 하고

지금 이 순간 자체를 이야기 하고 싶다.

그렇게 밤을 하얗게 뜬 눈으로 지새워도 마냥 행복할 것 같다.

 

가끔은 훨훨 날아 하늘 끝에 다다르고 싶은 날이 있다.

구름 위에 앉아 내 사랑하는 이들이 무얼하고 있는지

가만히 숨 죽여 지켜보고 싶다.

 

외로워 너무 외로워 밤새 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이에게

살며시 다가가서 손 내밀고 싶고

터질 것 같은 가슴을 부여안고 울고 있는 이에게 다가가서

등 토닥여주며 함께 눈 시울 적셔가며 그 눈물 닦아주고 싶다.

고독에 몸부림치고 있는 이에게 다가가서 살며시 안아주고도 싶다.

 

가끔은 이 밤에도 쉼없이 흘러가는 시냇물이 되고 싶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흘러흘러 가고 싶다.

머물러 있음으로 가슴 아픔이 있다면

차라리 흘러 그것을 떨쳐버리고 싶다.

 

우리 삶에 있어 완전한 자유가 있을 수 있을까?

차라리 그럴 수 없다면

놓아 버리고 잊어버리는 게 현명한 게 아닐련지...

시간의 흐름에 맡겨 버리는 게 옳은게 아닐련지..

 

가끔은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이고 싶다.

모든 이의 마음을 풍덩 싸 안을 수 있는 하늘

금방 이라도 손을 담그면 끝이 시릴 정도의 파아란 하늘

내 어머니의 치마색을 닮은 그 하늘이고 싶다.

 

결국은 시냇물도 하늘도 아닌

나는 나로 남아있을 뿐이다.

여리고 물러터진 나로...

 

원고지 한줄도 채우지 못한 채 허공만 맴돌고 있는 지금 현실의 나로...

나는 어쩔수 없는 나로 남을 뿐인가보다.

 

그 어떤 것으로도 되지 못하고

지금 이대로의 나 일 뿐 인것을...

 

 



'혼.잣.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과 가을사이..  (0) 2011.08.29
나를 사랑하는이들..  (0) 2011.08.24
나를 정리하다...  (0) 2011.08.20
보리울의 여름...   (0) 2011.08.18
그리움을 넣었어요 ..  (0) 2011.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