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짧은글 긴여운

담쟁이의 응원가

임미경 2011. 8. 19. 06:48



   

 

 

  


                                                         담쟁이의 응원가


지금 회색 빛 호숫가를 서성이고 있는 그대여~~
그대에게 무슨 말로 희망을 줄 수 있겠소.
그대가 마음에 벽을 쌓으면
어떤 말이 그대를 위로해 줄 수 있겠소.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루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차동엽 저서 "뿌리 깊은 희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