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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6일 .남아공월드컵.. 브라질대 북한.. 정대세의 눈물..

임미경 2010. 7. 2. 06:33

 

 

                                             브라질과의 경기 입장식에서 감격에 눈물을 흘리는 북한의 정대세

 

 

 

북한이 세계를 놀라게 하다, 

후반 43분 지윤남이 만회골을 터뜨리는 투혼으로 세계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북한과 브라질의 G조 예선 경기가 16일 새벽(한국시간) 엘리스 파크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후반 브라질의 마이콩이 선제골을 터트리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기적은 없었다. 그러나 북한축구의 놀라운 조직력과 투혼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 북한 지윤남은 삼바군단의 골문을 뚫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축구랭킹 1위와 105위가 대결하면 어느 팀이 이길까? 수치상으로 너무나

결과가 뻔했던 경기는 후반 10분 브라질 마이콩의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북한의 선전이 돋보였다.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북한은 16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된 2010남아공월드컵 G조 1차전에서 잘 짜여진 조직력으로 세계 최강 브라질과 전반을 0-0으로 마쳤으나 후반 10분 세계 최고의 오른쪽 풀백 마이콩의 환상적인 오른발 매직슛에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26분 엘라누에게 추가골을 허용, 후반 43분 지윤남의 만회골에도 불구하고 2-1로 아쉽게 석패..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오른 북한은 44년 만의 본선무대에서 참가국 가운데 최하위의 FIFA랭킹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한번 기적을 노렸지만 FIFA랭킹 1위이자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그러나 2-0으로 끌려가면서도 후반 43분 지윤남이 만회골을 터뜨리는 투혼으로 세계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친 브라질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듯 후반부터 북한을 맹렬하게 몰아붙여 기어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북한 진영 왼쪽 미드필드에서 길게 크로스된 볼을 카카가 전반으로 침투패스를 해주자 오버래핑에 나선 마이콩이 북한의 왼쪽 골문을 뚫었다. 전반부터 자주 오버래핑에 나선 마이콩은 볼을 살려내기도 힘든 골라인 부근의 볼을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으로 연결, 북한 골키퍼 리명국이 꼼짝 못하는 골로 연결했다. 북한의 돌풍에 전전긍하던 브라질 선수들과 팬들은 그제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기세가 오른 브라질은 공격의 고삐를 바짝 조이더니 후반 26분 호비뉴의 크로스를 받은 엘라누의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낚으며 간신히 1승을 신고했다.

 

 카나리아군단도 애를 먹은 북한의 철벽 수비진

 

경기 전부터 관심사는 북한이 몇 골차로 버티느냐에 모아졌다. 모든 기록이 브라질의 압도적 우세의 극과극 대결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휘슬이 울리자 시간이 흐를수록 브라질 선수들의 얼굴은 굳어졌다. 생각 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북한은 예상대로 수비를 두껍게 하는 5-3-2전형을 들고 나왔다. 스위퍼 리준일을 중심으로 좌우에 리광철 차정혁이 호흡을

맞추고 좌우 사이드백에 지윤남 차정혁을 포진시키면서 브라질의 집중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브라질은 전반 2분

카카의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돌파로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이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 나가는듯 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조직력을 가다듬은 북한 수비벽은 후반 초반까지 철옹성이었다.

카카를 중심으로 투톱 호비뉴와 파비아누의 중앙 돌파, 왼쪽 풀백 마이콩의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수비진의 허점을

노렸으나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북한 수비진은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았다. 브라질이 더욱 곤혹스러워한 것은

북한이 마냥 수비만 치중하지 않고 틈만 보이면 과감히 공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대세와 홍영조를 투톱으로 내세운 북한은 브라질 공격을 두터운 수비벽으로 차단한 뒤 곧바로 재빠른 반격에 나서

브라질 벤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볼 점유율이 60-40%의 브라질 우세로 나타날 만큼 북한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슈팅수도 5-8, 유효슈팅 1-3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강이자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로서는 거의 치욕에 가까운 전반전

성적이었다.

“승점 3점은 브라질만의 것이 아니다”며 결의를 보인 북한 김정훈 감독의 예언은 후반 10분 선제골을 내주기 전까지

현실화되는듯 했다.

 

‘열혈 청년’ 정대세, 눈물을 삼키며 뛰다

 

정대세는 경기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 국가가 나오는 순간 두 눈에서 눈물이 줄줄 쏟아졌다.

44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감동을 스스로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대세는 전반 30분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루시우를 상대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는 등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북한 축구를 이끌었다.

후반 41분에는 적극적인 문전대시로 주앙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으며 후반 43분 결국 만회골을 어시스트했다.

센터서클 부근에서 롱 패스가 넘어오자 헤딩으로 볼을 떨어뜨려 지윤남의 만회골을 도왔다.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노골적으로 쓰고 있는 북한의 득점원은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난 정대세다.

극단적인 수비 위주의 전략을 펼치면서도 공공연히 이변을 운운할 수 있었던 것도 동물적 득점 감각을 지닌 정대세의

골 사냥에 기대를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대세는 결국 경기 종료 직전 북한의 전술대로 롱킥에 의한 기습골 형태의

헤딩 어시스트로 브라질벤치에 찬물을 끼얹었다.

 

브라질 루이스 파비아누

엘라누가 추가골을 넣어 우승 종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후방 43분만에 북한의 지윤남(8번)의 만회골을 넣어 기뻐하고 있다. 

이 골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만의 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