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길들이는 시간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이해인님의 시>
'은... > 아름다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0) | 2011.04.03 |
---|---|
당신도 꽃처럼 아름답게 흔들려 보세요 (0) | 2011.03.17 |
나 여기 있음은 (0) | 2011.03.15 |
나를 키우는 말 (0) | 2011.03.11 |
겨울 사랑이 인사해요 (0) | 2011.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