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름다운 글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임미경 2011. 4. 3. 07:41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이는

 

쪽빛 그리움이라 말할 테지

 

호숫가 잔물결 바라보던 이는

 

물빛 그리움이라 부를 테고


작은 꽃가게 앞을 지나던 이는

 

프리지어 향긋한 내음에 마음 빼앗겨

 

노란 그리움이라 이름 할 테지

 

하지만 내 그리움은 하얗다

 

그리운 것들은 참으로 하얗다

 

그리움이란 슬픈 이름 눈물지으며

 

까만 밤을 새하얗게 태워버린 이는 알수있을 테지

 

하룻밤 사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들며

 

차라리 그 어둠 가슴에 묶어버리고 싶었던 이는

 

느낄 수 있을 테지

 

그 하이얀 어둠 속에는...

 

못 견디게 푸르렀던 바다빛,

 

매운 바람의 흐느낌, 가을날 공원의 벤치,

 

빗물이 모여 감싸던 가로등 불빛,

 

빈 가지에 가만히 얹히던 눈송이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것을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하얀빛이라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