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 무는 황혼녘을 걸어도
바다뜰 해당화는 피고
초승달 휘어진 가냘픈 등은
내일이면 배불러 둥근 달로 뜨기에
나 여기 있음이라..
세월 따라 낙엽따라
함께 걸어갈 수 없음은
아직도 내 안에 충만한 삶이 있고
내 안에 남아 있는 열정이
내 안에 가득한 사랑이 있기에..
까만 밤 모진 세상 마다치 않고
겁 없이 달려
동해 푸른 바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맞으려고
나 여기 있음이라..
우리가 삶에 지쳤을때나..
무너지고 싶을때
말없이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마음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 마음마저 막막할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자.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지만
우리의 바램은
지극히 작은것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먼 회상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자.
어느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것만 같은 시간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수 있는 사람이 되고
혼자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 올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며..
기다리며 더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저리도록 바라 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없이기쁜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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