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야 내가 고립된 섬이란 걸 알았어요.
우리 사이에 파도치는 측량할 수 없는 깊이의 바다가 있고
내 눈을 떠나 날아간 시선은 그대에게 가지 못하고
되돌아와 부리를 날개에 묻은 채
폭풍이 올 것 같이 불안한 그대 쪽으로 바라보기만 했어요.
내 몸은 노을에 맞아 빛나는 바위 벽 저 아래 떨어져 뒹굴고
캄캄한 가슴의 닳고닳아 번들번들한 돌들 틈새로
파도 거품인양 집요한 그대 손가락이 파고들며 중얼거렸어요.
그대의 눈에서 나의 눈으로,
그토록 실어 날랐던 것이 무엇이었던지
나 혼자 도저히 자급자족할 수 없는 그 무엇 때문에,
절망 같은 까마득한 절벽을 돛 삼아
파도를 헤치며 그대에게로 거듭 항해하고 싶었어요.
폭풍의 섬 채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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