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국악, 불교, 명상음악

가을날의 회포

임미경 2012. 9. 11. 23:01

 
 
 
가을만찬 - 小路 임상갑

 

 

뒷산 김장밭 배추 무우뽑아

바지개에 한짐짊어지고

노을져 어둠밀려오는 언덕내려오면

개울건너 집집마다 저녁연기 피어오른다

 

타작끝난 논뚝길 터벅터벅 걸어오면

작년가을맡아본 풋풋한 햇볕짚냄새가

등에진 지개에매달려 따라온다

 

 

아버지가 빈논 도구창에서 낮에잡은

누렇게살찐 미꾸라지 매운탕끓여놓고

햇 쌀밥에 금방뽑아무친 배추 것절이에

 

 

햇 들기름넣어 썩썩비빈저녁밥은

일곱 개의 숟가락부딧치는소리로

행복한 가을하루를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