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김장밭 배추 무우뽑아
바지개에 한짐짊어지고
노을져 어둠밀려오는 언덕내려오면
개울건너 집집마다 저녁연기 피어오른다
타작끝난 논뚝길 터벅터벅 걸어오면
작년가을맡아본 풋풋한 햇볕짚냄새가
등에진 지개에매달려 따라온다
아버지가 빈논 도구창에서 낮에잡은
누렇게살찐 미꾸라지 매운탕끓여놓고
햇 쌀밥에 금방뽑아무친 배추 것절이에
햇 들기름넣어 썩썩비빈저녁밥은
일곱 개의 숟가락부딧치는소리로
행복한 가을하루를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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