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주재료로 쓴 한다열소탕은 대상포진에 특효
우리 산에는 어디를 가도 산(山)도라지가 있다. 꽃이 파랗게 핀 것은 도라지고 꽃이 하얗게 핀 것은 백도라지다. 한방에서는 길경(桔梗)이라고 하여 널리 쓰이는 약이다.
우리나라 도라지에는 인삼에 버금가는 사포닌이 들어 있다. 모 제약회사에서는 도라지에서 추출한 사포닌을 주재료로 한 가래 삭히는 약을 제조하여 성공했다. 우리가 무심코 먹는 산도라지 나물에는 호흡기질환에 잘 듣는 사포닌이 들어 있어 감기 후유증인 만성기침이 소리 없이 낫는다.
▲ 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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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사 한 분이 어렸을 때 홍역을 앓고 기관지에 염증이 생겼는데 그 열을 밖으로 풀어내지 못하여 평생 기침을 하다가 산 도라지를 배에 넣어 조청을 만들어 먹고 나서 다시는 재발하지 않고 씻은 듯이 나았다.
우리 산에서 나는 도라지는 참으로 명약이다. 특히 산에서 수십 년 묵은 도라지는 산삼에 버금가는 명약이라 한다. 한 스님이 결핵을 앓은 후 몸에서 식은땀이 나고 기침이 심하게 나기를 삼 년이 되어도 낫지 않았는데 우연히 등산길에서 20년은 되었음직한 도라지를 캐서 약탕관에 3일을 고아서 먹고 완치가 되었다고 한다. 도라지가 산에서 오래 묵으면 사포닌 함량이 늘어나서 만성호흡기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한다고 한다.
어떤 청년이 겨울에 술을 많이 마시고 물에 빠져서 폐렴에 걸렸는데 다행히 위급증은 면했으나 계속 농혈을 토했다. 이에 도라지를 주재료로 한 청폐사간탕을 먹고 완치가 되었다. 도라지는 폐의 울혈을 제거하고 응혈과 농혈을 풀어내는 명약이기도 하다. 기관지천식을 10년째 앓고 있던 한 주부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등산하며 도라지꽃차를 1년간 먹고 나았는데 피부가 어린아이와 같이 되었다고 한다.
난치병 대상포진을 약 한 제로 완치하기도
▲ 도라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동산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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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40여 년 전이니까 내가 30대 초반에 영등포에서 한의원을 개원했을 때다. 낯선 고장인 데다가 그때만 하더라도 한방의료기관이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했던 때라 찾아오는 환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 당시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에 갔는데 의원님이 팔을 걷어 올리고 이것이 무슨 병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마치 젊은 한의사인 네가 이런 병을 알기나 하겠느냐는 식이었다. 걷어 올린 팔을 보니 여기저기 물집이 생기고 헐어서 검은 딱지가 여기저기 많이 붙어 있었다. 심한 통증이 계속되어 한 달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고단위의 진통제로 살고 있는데 거의 지친 상태라고 했다. 분명 대상포진이었다.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시골마을에 무료진료를 하러 갔을 때 어떤 할머니가 앓던 병인데 아주 시원하게 고쳐준 경험이 있었다.
“의원님! 이거 대상포진이라는 증세입니다. 이 병의 원인은 어렸을 때 앓았던 수두의 원인균인 수두바이러스가 척추에 살고 있다가 평소에는 증상이 없다가 사람의 저항력이 떨어지면 고개를 들고 일어나 신경염을 일으키는 겁니다. 처음에는 원인 모르게 신경통처럼 통증이 심하게 오다가 점점 피부에 물집이 수두 앓는 어린아이처럼 생기면서 헐기 시작하여 진물이 나오고 딱지가 생기는 증상을 보이죠. 반드시 편측으로만 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참으로 고생 많이 하셨네요.”
“아이고, 젊은 원장님이 이 병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네. 내가 이 병으로 한 달을 고생하면서 여기저기 다 물어보아도 원인도 모르고 병명도 모르고 치료도 안 되고 헤매다가 대학병원에 갔더니 병원장이 소아과 과장을 불러서 설명을 들었는데, 지금 원장님이 그 과장님하고 똑같은 설명을 해주시는 겁니다. 그래 이 대상포진을 한방으로 고칠 수가 있습니까?”
“네, 고칠 수 있습니다. 저는 일찍이 이 병을 고쳐본 경험이 있습니다.”
“아, 그래요? 제발 좀 부탁합니다. 지금은 밤마다 진통제 없이는 견디지 못해요. 이 통증은 앓아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네, 알았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하여 치료해보겠습니다. 의원님께서 저항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증상이니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 하시고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제가 드린 약을 잡수시면 2, 3일안에 해결될 것입니다.”
처방약은 이제마 선생이 처방한 한다열소탕이다. 길경(도라지)이 주재료다. 한다열소탕은 태음인에게 저항력을 길러줘 잠재해 있는 바이러스 신경염을 완전히 정복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하는 약이다. 의기양양하게 그날로 약을 지어주었다. 3일 후에 진맥을 하니 통증은 거의 다 낫고 수두는 새까맣게 딱지가 앉았다.
“고맙소. 이만하면 살 것 같은데 옆에다 명의를 두고 그렇게 고생을 했구려.”
“의원님, 저보다 이제마 선생께 감사해야 합니다.”
“이제마 선생이라니요? 누굽니까?”
“네, 지금부터 70여 년 전에 이제마라는 분이 사상의학을 제창하셨는데 그분의 이론에 의하면 사람의 체질은 4가지, 즉 태음, 태양, 소음, 소양인으로 나뉘는데 각자 체질에 맞게 먹고 약도 체질에 맞게 처방한다는 이론입니다. 의원님은 태음인이기 때문에 이제마 선생이 처방한 한다열소탕이라는 약을 써서 효과를 보신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분에게 감사해야지요. 딱지가 떨어지고 완치가 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동안 저항력을 기르고 체력을 더욱 강하게 하셔야 합니다.”
젊은 한의사지만 완전히 신뢰하는 눈치였다. 그 많은 씨족들의 약 쓰는 것과 심지어 음식 먹는 법 등 모든 건강법에 다 자문을 구했다. 그때만 해도 토사향이 있었는데 아파트값이나 된다는 토사향을 구해서 약을 짓는 데도 자문을 구했다.
최근에도 누구라면 다 아는 원로 목사님 한 분이 대상포진으로 입원을 해서 치료를 했으나 다시 재발하여 고생을 했다. 한번 재발할 경우 잘 낫지 않고 오래 고생하는 예가 많다. 더욱이 연세가 많으신 데다가 계속 무리를 하니까 회복할 길이 없었다. 왕진을 가서 진맥을 해보니 역시 태음인 체질이었다. 원래 운동부족에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복부비만에 고지혈증, 더욱이 소모성질환의 최고봉인 당뇨까지 오래되었으니 저항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대상포진이 자꾸만 재발했다.
우선 가지고 간 레이저 침으로 바이러스를 꺾고 나서 한다열소탕을 사용했는데 그날부터 잠을 편히 자고 음식을 잘 먹기 시작했다. 세 번 치료하고 완치된 후에 노인이니까 저항력을 길러주는 보약을 드시게 했는데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있다.
이제마 선생이 한다열소탕을 처방하면서 “한기가 막혀서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오랜 감기증상을 앓거나 땀을 못 내거나 한열의 교전이 일어나서 통증이 지속되는 증상을 다스린다”고 했으니 필경 대상포진뿐만 아니라 신종 인플루엔자에 쓰는 약인 것을 암시하고 있어서 인플루엔자 감기환자에게 투약해보았는데 아주 특효한 것을 발견하고 최근까지 활용을 해보았다. 고열이 나고 땀이 안 나는 환자에겐 제조를 가미하여 쓰고, 변비환자에겐 건율과 의이인을 빼고 갈근과 대황을 가미하여 쓰라고 해서 적절히 약재를 가감하여 썼더니 거의 확실한 효과가 나타났다.
과연 우리 땅에서 난 도라지의 효과다. 이제는 도라지만 있으면 신종플루도 겁낼 것 없을 것 같다. 도라지는 우리 땅에서 많이 얻을 수 있다. 가까운 산에 가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우리 도라지는 DNA가 다르다. 우리 땅이야말로 아름답고 비옥한 땅이다. 삼천리 금수강산 사계절이 분명하여 겨울에는 눈이 와서 땅에 스며들었다가 봄이 되면 새싹을 틔우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여름이면 적당히 비가 와서 골짜기에 물이 흐르고 신록을 조성하고, 가을에는 오곡백과가 결실하고 풍성해진다. 세계 어디를 가도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가 없다. 인삼도 아메리카인삼, 중국인삼 다 있지만 우리나라산 인삼이 제일 좋듯이 도라지도 우리 도라지가 제일 좋다. 우리 도라지는 재배도 한다. 우리 땅에서 우리 도라지를 길러 우리 건강뿐 아니라 세계인의 건강에 이바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