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국악, 불교, 명상음악

명상음악 - 아침의 소리

임미경 2011. 3. 8. 18:06


 

 

 

 

 

 

 

 

 

 

 

 

 

 

 

 

 

 

 

 

 

 

명상음악 - 아침의 소리

 

 

 

           산거(山居)          

        바리 하나, 물병 하나, 가느다란 주장자 하나
        깊은 산에 홀로 숨어 자연에 맡겨 두네
        광주리 들고 고사리 캐어 뿌리째로 삼나니
        누더기로 머리 싸는 것 아직 서툴다

        내게는 진공의 일없는 선정이 있어
        바위 틈에서 돌에 기대어 잠만 자노라
        무슨 신기한 일이 있느냐고 어떤 사람이 갑자기 물으면
  한 벌 헤어진 옷으로 백 년을 지내노라

        한종일 소나무 창에는 세상 시끄러움 없는데
        석조에는 언제나 들물이 맑다
        다리 부러진 솥 안에는 맛이 풍족하거니
        무엇하러 명리와 영화를 구하랴

        흰 구름 무더기 속에 삼간 초막이 있어
        앉고 눕고 거닐기에 스스로 한가하네
        차가운 시냇물은 반야를 아야기하는데
        맑은 바람은 달과 어울려 온몸에 차갑네

        그윽한 바위에 고요히 앉아 헛이름을 끊었고
        돌병풍에 의지하여 세상 인정 버렸다
        꽃과 잎은 뜰에 가득한데 사람은 오지 않고
        때때로 온갖 새들의 지나가는 소리 듣네

        깊은 산이라 온종일 오는 사람은 없고
        혼자 초막에 앉아 만사를 쉬었노라
        석 자쯤의 사립문을 반쯤 밀어 닫아 두고
        피곤하면 자고 배고프면 밥 먹으며 시름없이 지내노라

        나는 산에 살고부터 산이 싫지 않나니
        가시 사립과 띠풀집이 세상살이와 다르다
        맑은 바람은 달과 어울려 추녀 끝에 떨치는데
        시냇물 소리는 가슴을 뚫고 담을 씻어 차갑구나

        시름없이 걸어나가 시냇가에 다다르면
        차갑게 흐르는 물 선정을 연설하네
        만나는 물건마다 반연마다 진체를 나타내니
        공겁의 생기기 전 일을 무엇하러 말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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