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그때 그시절

참담하고 암울했던 시절의 사진

임미경 2010. 7. 30. 06:30

 

참담했던 시절의 빛바랜 사진들

 

이 사진들은 알바니아 태생으로 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한국전쟁을 취재한 미국의 저명한 사진가 디미트리 보리아(1902~1990)가 駐日 美극동사령부 사진반에서 일할 때한반도 각지를 돌며 촬영한 것이다.

 

 

전쟁은 체면이나 양심, 도덕 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곳에 현실로 존재한다.
유치원에 다녀야 할 나이의 어린이가 깡통을 들고
거리에 나가 낯선 얼굴들에게 손바닥을 벌려야 했다

 


나무뿌리라도 먹어야 산다. 그리고 잡초보다 모질 게 살아남아야 했다.
아이를 업은 소녀의 손에 쥐어진 나무뿌리는 이 가족의 한 끼 식사일까 아니면 땔감일까 ?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어린 형제가 골목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전란통에 용케도 살아남은 이 소년 소녀들은 시민혁명과 쿠데타,

군사독재와 경제기적의 한복판을 질풍노도처럼 관통하여 의지의 한국인을 세계에 알리는 주역이 되었다.


부모님은 피난통에 돌아가시고 살던 집은 폭격으로 다 부서져
폐허가 된 터에

어린 소년이 버려진 채 눈물을 훔치고 있다.
고난의 1950년대를 몸으로 때우며 살아온 이 민족의 처절한 단면이다.

찬 이슬을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헛간이라도 좋았다.
행색은 초라해도 카메라를 강하게 의식하는 이 초롱초롱한
눈매의 자매들은

지금쯤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개털모자에 항공모함같은 헝겊 군화, 곳곳을 기운 이 복장이
1950년대 유년시절을 보냈던 대부분 한국인의 자화상이었다.


판자로 얼기설기 엮어 지은 2층 건물 곳곳에 피난민이 바글대고 있다.
고함 한번 치면 풀썩 주저앉을 듯 위태로운 건물 모습이 위기에 처한 조국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엄동설한 추위를 피하기 위한 땔감도 넉넉지 못했던 시대에
두 소년이 끌고 가는 수레에는
한 식구의 온기를 담보하는 행복이 실려있는 듯하다.

봇짐을 등에 진 할아버지와 망태기를 손에 든 손녀.


피난을 가는 일가족의 전형적인 모습.
이렇게 지게에 가재도구를 싣고 수백리 길을 걸어서 피난을 떠나야 했다.


길가에 앉아 참외 등을 팔고 있는 아낙들.



황량한 벌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어린이. 담요 한 장으로 매서운 추위를 견더낼 수 있을까?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취사장. 흡사 무슨 공장을 연상케 한다.

수만 명의 포로를 먹이는 것도 간단치 않은 일이었다


무장 경비병에 둘러싸인 채 뭔가 지시사항을 듣고 있는 인민군 포로들.

거제도 포로수용소 경비병이 인민군 포로들로부터 입수한철조망을 뜯어 만든

사제 무기와 도끼, 칼 등을 들고 있다.


태극기를 들고 공산당 격퇴를 환영하는 마을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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