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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종점에서

임미경 2015. 1. 25. 19:12

 

 

 

 

삶의 종점에서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천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 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진정으로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전과 다름없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그러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내가 평소 타인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 올린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오래도록 나를 이룰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베푼 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


옛말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자신이 지은 업만 따를 뿐이다'라고
한 뜻이 여기에 있다.

 
간디는 일찍이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세상은 우리들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나누는 일을 이 다음으로 미루지 말라.
이 다음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다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