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그때 그시절

그리운 옛날 옛적에...

임미경 2013. 6. 24. 15:40

 

그리운 옛날 옛적에...
 


조심 조심 양손에 구공탄 들고 허리도 못펴고 살금살금 걷는다.
찬바람 저녁 길에 구공탄 두개 ..

시장 골목안 대장간 ...



충청도와 전라도 강원도와 경상도에서
고향을 버린 사람들 모두 여기 왔구나 ...

엿장수 할아버지 ...



찰가닥 찰가닥 엿장수 할아버지 찰가닥 찰가닥 마을 아이 모여놓고
찰가닥 찰가닥 엿을 팔지요. 매미들은 자안 울어댑니다 ..

여름날 오후 ...



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수박 잔치가 벌어지곤 했지요.
여러 식구들이 그런대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큰 양푼에 설탕을 넣고
숟가락으로 수박을 숭숭 떼어넣고 동네 얼음집에서 금방 사온 얼음을
바늘과 망치로 폭폭 깨어 넣어 시원한 화채를 만들어 먹었답니다..

도시락 ...



보자기 풀어 양은 도시락 열고  젓가락으로 떼어 먹는 보리밥 한 덩어리
어느새 절반을 먹으면 둘이는 서로 미안해 합니다.
괜찮습니다.
껄끄러운 그 밥 나누어 먹고도 우리는 미루나무 큰 키로 자랐습니다 ..



시끌벅적 쉬는 시간 교실에 책상은 삐뚤삐뚤.
난로위에 포개어 놓은 양은 도시락은 지글지글.
가운데 금 그어놓고 넘어오지마 하고 큰 소리치는 여자 아이와 티격태격..

밤중에 ...



달달달 ....
어머니가 돌리는 미싱 소리 들으며 저는 먼저 잡니다.
책 덮어 놓고  어머니도 어서 주무세요 .네 ..?



자다가 깨어보면 달달달 그 소리.어머니는 혼자서 밤이 깊도록
잠 안자고 삵 바느질 하고 계셔요 ...



돌리던 미싱을 멈추고 "왜 잠 깼니" 어서 자거라 ...



어머니가 덮어주는 이불속에서 고마우신 그 말씀 생각하면서
잠들면 꿈 속에도 들려 옵니다 ...



"왜 잠 깼니.? 어서 자거라 .어서 자거라 .... "

울 엄마 젖 ...



울 엄마 젖 속에는 젖도 많아요.울 언니도 실컷 먹고 자랐고
울 모빠도 실컷 먹고 자랐고 내가 실컷 먹고 자랐고
그리고 울 애기도 먹고 자라니 정말 엄마 젖엔 젖도 많아요 ..

엄마손은 약손 ...



엄마 손은 약손. 아픈데를 만져주면 대번 낫지요.
엄마 손은 저울손.노나 준 걸 대보면 똑같지요.
엄마 손은 잠손. 또닥또닥 두드려 주면 잠이 오지요 ..

어머니 ...



할아버지 사셨을 적부터 어머니는 광주리 하나로 살림을 맡았습니다.
설움으로 일크러진 머리를 손 빗으로 가다듬으며 살림의 틀을 야무지게
짜냈습니다 .

봄 여름은 푸성귀로 광주리를 채우고 가을 겨울엔 과일로
광주리를 채우셨습니다 ..



그러나
어머님은 그 솥껍질 같은 손으로 광주리 한 구석에
내가 기둥나무로 자라기 바라는 기도를 꼭 담곤 했습니다.

이제 내가 이만큼  자랐는데도 오늘 아침 어머님은
내 기도가 담긴 광주리를 이고 사립문을 나섰습니다 ..


등목 ...



여름날 가장 기분 좋을 때는 엄마가 우물가에서 한바탕 등목을 시켜
주실 때 였답니다..



두레박으로 퍼 올린 차가운 물줄기가 등허리로 쏟아질 때는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짜르르 소름이 끼치곤 했지요.

올망졸망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 여러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조금후의 차가운 물 세례를 대비히면서 엎드렸었지요 .

엄마의 시원한 손길을 기다리면서 ...

신문팔이 ...



저무는 한 길에 맨발로 달리는 신문팔이 아이.
매서운 겨울 바람 뒤쫓아 달립니다.

"신문 신문 신문 삽쇼"



아이가 소리지르면 바람도 소리칩니다 .
춥지 않습니다.배도 고프지 않습니다.싸움이 끝나는 날 일선 가신 아버지가,
돌아오실때가지 그 아이는 견디는 아이입니다 ..

물지게 ...



수도는 동네에 하나밖에 없습니다 . 그 공동 수도 앞에는 물동이를 길게
줄지어 서서 차레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물동이의 출렁거림과 발걸음의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그 아까눈 물이 쏟아졌고
아랫도리며 신발이 물에 젖곤 했습니다 ...

시장안 풍경 ...



어머니는 조그만 생선 좌판을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립니다.
밑천이 없어 생선 종류는 달랑 두 가지..


- 이승은 허헌선 부부의 '엄마 어렸을적에' 중에서 ... -
그리운 우리들 운동회|
 
그리운 국민학교 운동회
책가방이 귀한 시절 너나 없이 허리에 동여매고 다니던 책보입니다.
 
그리운 운동회
 
 
 
~~~~
총소리가 갑자기 귀청을 때리면
출발점 앞에 마음 졸이고 있던 아이들이 앞으로 내 달립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주전자에 하얀 횟가루
풀어 금 그어 놓은 선만 보입니다.
앞에는 기조가 달리고 뒤에는 누가 따라오는지도
모른 체 그저 앞만 보고 달립니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신나는 응원 소리에 힘차게 달리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6 학년 언니들이 서로 맞잡고 있는
하이얀 결승 테이프가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넘어져도 부끄러울 것 없는 즐거운 운동회.
일어나서 다시 달리면 꽁지에게도 공책 한 권은 돌아옵니다.
 
 
 
운동장 가득 덮은 만국기는 향기 해맑은 코스모스와
서로의 바람으로 얼굴 간질이고
넘어진 아이들을 재미있어 하며 하늘거리고 팔랑거립니다.
프라타나스 넓은 잎도 싱글싱글 웃는 소리가 들립니다.
운동회날은 언제나 가을 색깔 가장 고운 때 열립니다.
햇살은 금가루처럼 묻어나고
하늘은 흰 손수건 던지면 금방이라도 파르라니
물들여 질 듯 푸른 하늘입니다. 
새털구름은 높고 높아 양털처럼 보드랍게 깔려있는 가을 운동회날.
앞 동네 뒷 동네 산 넘어 숨은 동네,
학교를 둘러싼 모든 동네에 잔치가 열리는 마당입니다.
수확의 뒤끝 풍성한 가을 운동회날
교정에는 발 빠른 장사치들이 몫 좋은 자리에 좌판을 벌려놓고
장작불 무쇠 솥에 끓이는 구수한 국밥 냄새로
사람들의 시장기를 자극하면
아이들 보다 먼저 신명난 어른들은
막걸리 한 사발에 불콰해져 만나는 사람마다
술잔 권하기 바쁩니다.
 
 
꼬끼요~~~
장닭 우는 소리에 새벽잠 설치고 일어난 어머니는
알밤톨 깎아 강낭콩 버물린 오곡으로 기름진 찰밥을 짓고
달디단 햇밤 한 바가지 삶고 까만 찰옥수수 속노란 고구마도 한 솥 가득 쩌 낸 뒤
씨암탉 몇날 며칠 모은 귀한 달걀도 두 어줄 삶아 냅니다.
텃밭에 붉은 사과 못 생긴 돌배와 울 넘어 대추나무 붉은 알 보태고
아직은 떫은 감 몇 알도 챙깁니다.
 
   
어머니는 운동회날을 잔칫날처럼 준비합니다.
시집올 때 가져온 옻 칠 잘 먹인 찬합에 우리
예쁜 선생님 점심도 특별히 준비합니다.
동무들 가족에게 나누어줄 여분 음식도 풍성하게 준비 합니다.
아버지는 동네 가게에서 사이다 몇 병도 사 오셔서
달리기하다 숨 가빠진 나의 목을 추겨줄 준비도 합니다.
 
 
~~~~
가을 운동회 그 총소리가 다시 그리워집니다.
누런 속종이 네모진 칸 얇은 공책도 새록새록 그리워집니다.
몽당연필에 침을 무쳐 삐뚤빼뚤 글이 쓰고 싶어집니다.
아버지 어머니와 시집간 누나와 함께
오곡밥이랑 밤이랑 삶은 고구마를 다시 한 번 먹고 싶어지는
즐거운 운동회가 생각나는 가을입니다.
코스모스 다시 흐드러지게 피었지만
그리운 운동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괜스레 콧등이 시큰해지고
눈물이 핑 도는 이상한 가을입니다.
 
 
눈물 나는 이상한 가을에 연필 가는대로 쓰는 낙서 !
 


운동회가 열리는 날이면 온동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대 잔치였습니다.
부모님들과 함께 뭉처서 힘 겨루기를 했지요.



뛰어가면서 사다리 통과 하기. 무릅이 벗겨져서 피가 줄줄 흐르고...



기마전으로 힘 겨루기도 하고...



누가 누가 멀리뛰나 훨훨...



청군이겨라! 백군 이겨라! 목청것 소리치고 나면 다음날은 모두가 목이쉬고...
지금의 운동회는 점심 시간 지나면 끝이지만 당시는 하루종일 온마을 잔치로
해가 질 때 까지 했지요.



학교마다 보통 공 두개정도(배구공,축구공) 최고의 놀이감 이었습니다.
눈을 감고 블로킹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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