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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미래보고서 - 2018년, 한국

임미경 2012. 3. 24. 08:05



유엔미래보고서 - 2018년, 한국

10년 뒤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에는 어떤 위기가 닥치고 어떻게 달라지나

 

유엔미래보고서(State of the Future) 한글판(도서출판 교보문고 간)이 11월 말 출간된다. 영문판 유엔미래보고서의 내용을 근간으로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가 연구 분석한 한국에 대한 전망을 추가한 것이다.

 

‘미리 가본 2018년 한국’(가제)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는 이 보고서에 대해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박영숙 대표는 “2006년판부터 한국에 대한 전망 부분이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올해 것은 지금까지 나온 보고서 중 한국 관련 부분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유엔미래보고서는 한국과 세계가 2015년 이후 격변과 위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 감소가 시작되는 한국을 비롯,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저출산·고령화시대를 본격적으로 맞으면서 팽창일로이던 경제가 주춤하고 사회구조 자체가 변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국제질서도 ‘늙은 서구’를 대신해 아시아로 권력 이동이 본격화한다고 보고 있다.

식량과 물부족,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 지구촌을 위협하는 과제들의 심각성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물 부족이 심각하게 진행돼 세계 곳곳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전망됐다.

 

한국에 대해서는 “모든 정부 정책이나 대안을 2015년 위기에 대한 대응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유엔미래보고서는 그런 한편으로 장기적으로 지구촌이 나노기술의 발전 등 과학기술 덕분에 ‘위대한 변환’을 이뤄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하고 있다.


Weekly Chosun은 유엔미래보고서 한글판을 미리 입수해 요약했다. 본래 원고에는 한국 관련 부분이 세계 전망과 함께 섞여 있지만 한국 관련 부분만 따로 모아 편집했다. 글의 순서와 제목 역시 수정된 부분이 있음을 밝힌다.
 

유엔미래보고서 한글판 나오기까지

글로벌 변화 주제별로 한국 전망 추가
세계적 미래학자 참가 1년간 연구·토론

세계 NGO들이 주축이 된 유엔세계연합(World Federation of UN Associations) 산하 유엔미래포럼이 매년 발간하는 미래 전망 분석 보고서. 1997년 첫 발간돼 올해 12번째 보고서가 나왔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로 불리는 유엔미래포럼의 미래 예측 연구를 담은 것으로, 전세계 50여개국에서 2500여명의 전문가와 학자, 기업인 등이 참가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구촌 변화에 대한 주요 테제와 함께 기후변화, 물 부족, 인구와 자원, 민주화, 빈부격차, IT 기술, 평화와 갈등, 여성의 지위, 윤리 문제 등 지구촌의 미래를 위협하는 15개 도전 과제에 대한 방대한 분석과 전망을 담고 있다.

 

15개 도전 과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A4 용지 6000장 분량으로 CD에 담겨 100여쪽 분량의 보고서와 함께 시판된다.

유엔미래보고서 한글판에 소개된 한국 관련 전망은 세계 32곳의 지부 중 하나인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가 지난 1년간 연구 토론한 결과물이다.

 

지난 8월 발간된 영문판 유엔미래보고서가 전망한 ‘지구촌 변화(global changes)’의 주요 주제별로 한국에 대한 전망들이 추가됐다.

유엔미래보고서는 현재 우리나라 이외에도 일본, 러시아, 중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세계 8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는데 3~4개국에서 매년 자국 관련 전망을 추가해 시판한다.

 

독일 등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미래보고서를 내는 국가는 유엔미래보고서에 자국 관련 부분을 추가하지 않고 단순히 번역 출간만 하고 있다.

유엔미래보고서 한글판의 한국 관련 전망 연구와 토론에는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멤버로 속해 있는 세계적 미래학자들이 참가했다.

 

미국의 프랭크 카탄자로와 아서 쇼스탁, 호세 코르데이로 MIT대 초빙교수, 지미 웨일스 위키피디아 회장, 헤이즈 핸더슨 에시컬 마켓 미디어(Ethical Market Media) 회장 등이다.

 

한국인 멤버는 박영숙 유엔포럼 한국지부 대표가 유일하며, 박 대표가 한국 관련 전망에 대한 토론 결과를 대표 집필했다.
 

북 한

주민들 인터넷 통해 세상에 눈떠, 권력 세습은 불가능
2015년 수백만 명 남한행… 난민 대처 계획 서둘러야

미래학자들은 남북한의 통일 변수가 2020년 이전에 있다고 한다. 정보화 때문이다.

2010년 정보 공유화, 2017년 접속 평등화가 이뤄지면서 북한 주민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다. 지식 습득이 정부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개인의 인터넷 접속을 통해 이뤄진다.

 

이렇게 되면 북한 권력은 세습이 불가능해진다. 북한에서도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져 개개인이 똑똑해지고 정보를 갖게 된다. 권력 세습에 대해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반대 여론이나 투쟁 등 ‘스마트 몹(smart mob)’ 행위를 하게 된다.

2012년은 세계의 국경이 허물어지고 노동·행복·교육을 위한 이동이 OECD국가로 밀려들어오는 시기다. 지난 ‘세계 인구이동 미래예측’에서는 2012년만 돼도 매일 수백, 수천 명의 북한 주민이 남한으로 잠입하려 시도한다고 봤다.

 

2015년에는 수백만 명의 북한인이 남한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없으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

남북한 형제가 서로 증오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일본으로 보낼 수도 없다. 미래예측을 통해 다가오는 위협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급작스런 인구이동에 대비한 캠프촌 설치 같은 준비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통일부는 미래를 준비하는 부서다. 시급한 전략 분야는 난민 대처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경기·강원도, 중국·러시아·동남아 등지에 난민촌을 준비해야 한다. 난민 수용을 위해서는 △의식주 △언어 통일 △교과서 통일 △역사·역사관 통일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 주민을 차별하거나 괄시하는 문화, 이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경 제

인구 감소 본격화… 부동산 가격 절반으로 하락
남북교류 활성화로 제2 산업 전성기 맞을 수도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다. 이제 집을 더 짓지 않아도 되고, 식량이나 생활필수품을 더 생산하지 않아도 되며, 도로 건설도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지속적인 성장경제 속에서 살아온 한국민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인구가 자연 감소하면 축소 성장으로 돌아서야 한다. 한국 정부는 2018년부터 인구의 자연 감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015년에 이미 인구 자연 감소가 시작될 것이다.

 

사람이 줄어들면 부동산 가격이 선진국의 평균치로 떨어진다. 선진국 평균치는 현재 한국 부동산 가격의 절반 이하다. 한국이 FTA로 경제통합을 하면 부동산 가격도 평준화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두 배, 10배까지 높은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제조업은 10년 전부터 시장을 찾아 대부분 밖으로 나갔다. 지진이 오기 1년 전부터 개미가 도망가고, 시장 즉 소비인구가 사라지기 10년 전부터 기업이 탈출한다고 한다.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마켓을 찾아 탈출한 지 오래다. 산업 구조가 서비스 산업으로 바뀌어 가는데, 서비스 산업이 뜨려면 시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모든 정부 정책이나 대안을 ‘2015년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바꿔야 한다.

 

10대 국정 과제 차트를 만들어 ‘경제 살리기’가 아닌 ‘경제 인공호흡 전략’을 짜야 한다. △에너지 확보 △물가안정 △기후 변화와 탄소배출권 △교육 △부동산 안정 △중소기업 도산 방지 등 10년 계획을 수립하고, 신에너지·대체에너지 등 발굴 사례를 매주 발표하는 등 2015년의 세계경제위기를 준비해야 한다.

 

2018년이 되면 남북한 교류가 현재보다 수십 배 늘어난다. 북한의 싼 노동력과 남한의 첨단기술이 융합하면 시너지를 얻어 산업이 제2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

 
 

사회·문화

저출산 문제 가장 심각… 대안 내놓아야 대통령 돼
다문화사회에도 대비해야… 남녀역할 구분도 사라져

출산율 저하가 가장 큰 문제다. 신세대는 자신들의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출산의 의무감보다 강하기 때문에 출산에 대해 자긍심을 갖지 않는다. 1.3명인 현재의 출산율은 일본·독일 등과 함께 세계 최저권이다.

 

2050년이면 한국 인구가 지금보다 600만명 이상인 13%나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미래 지구촌 사회에서 한국을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출산장려운동을 벌여야 한다. 저출산을 막을 대안을 내놓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부동산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강남의 아파트 단지. photo 조선일보 DB

 

한국도 순수 이민 유입국으로 전환했다. 한국으로 이주하는 사람 수가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보다 1000명당 1명꼴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 등 한국 사회도 다문화 다민족 상황에 접근하고 있다. 현재 100만명인 다문화 가족이 10년 후면 400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2018년에는 다문화 관련 전문가가 가장 인기 있는 직종 중 하나가 된다. 노동력 부족은 더욱 심각해 다문화 가족을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이 되지만, 실제로 다문화 통합 사회를 대비한 연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문화 전문가를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다.

남성의 여성화, 여성의 남성화도 빨리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남성의 Y염색체가 실제로 쪼그라들고 있다고 한다. 남성과 여성의 일자리 구분이 없어지고, 남자가 하던 힘든 일을 여자가 하고, 여자가 하던 요리나 육아를 남자들이 즐겨 하게 된다.
 

정 치

개개인이 정책 결정 참여… 국회의원은 단순 봉사자
‘말 없는 다수’보다 ‘말 많은 소수’가 힘 발휘하는 시대

지금의 민주주의에서는 정치인이나 정부가 모든 의사결정을 하고, 국민들은 결정된 의사를 통보 받는다. 전자민주주의(e-democracy)가 오면 의회와 정부가 중요한 정보를 국민과 공유하고 교환하며 국민들이 의사결정과 조정, 평가 과정에 참여한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개개인의 정치 참여가 손쉽고 값싸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투표장에 가지 않고 눈동자로 본인을 확인하는 휴대전화 투표나 전자투표로 모든 중앙·지방정부의 정책결정에 참여한다. 다양한 토론의 장, 국민 의사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개발된다. 의사결정이나 정보유통의 과정과 결과가 잘 저장돼 언제든지 누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사회의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사회구조 파괴현상도 일어나 정부·의회·사법기관의 기본구조가 흔들린다. 정치가 혐오의 대상으로 가장 먼저 약화된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90% 이상 깔려 정보 공유를 통해 똑똑해진 국민들이 가장 먼저 정치인들을 경멸하고 멀리하게 된다.

2018년에는 한국에서 국회의원을 하려는 사람이 사라질지 모른다. 국회의 힘도 거의 없어진다. 국회에서 법안을 만들어도 젊은층이나 국민 대부분이 이를 무시하고 스스로의 문화를 만들어 국회나 정당을 무력화하게 된다.

 

국회의원이 영향력이 거의 없는 단순한 사회봉사자 역할을 하게 되는 시기가 온다. 사회적 네트워크의 지도자나 남에게 많이 베풀며 사회에 공헌을 많이 한 기업인이 존경 받는 사회가 된다. 국회의 힘이 빠지면서 국가의 의사결정이 급속히 ‘인터넷 커뮤니티’나 공무원 테크노크라트에게 돌아가며 시민사회의 역할이 커진다.

한국의 보수들은 지금 인터넷 문자 메시지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항하지만, 결국 그것이 대세가 되고 마이너리티(minority) 민주주의가 부상하게 된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신세대가 보수를 이기는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였다. 말 없는 다수보다 말 많은 소수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말 없는 다수가 뒤에서 받쳐준다고 생각하기에는 이미 사회 문화 형성의 메커니즘이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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