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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련곡(採蓮曲) - 허난설헌(許蘭雪軒)

임미경 2011. 12. 23. 06:49

 

 


련곡 (採蓮曲)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가을의 긴 호수에 옥같은 물 흐르는데 
荷花深處係蘭舟(하화심처계난주)연꽃 깊은 곳에 목련배 매어 두고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연자)님을 만나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지다가 
遙被人知半日羞(요피인지반일수)님의 눈에 띄었을까 반나절 무안 했네 

    파란 하늘빛 받아 가을 호수의 물빛은 푸른 옥빛이다 님과 만날 약속을 둔 아가씨는 아침부터 가슴이 '콩당콩당'한다 약속시간 보다 일찍와서 무성한 연잎 아래 쪽닥배를 감춰두고 숨어서 기다린다 이윽고 방죽 저편으로 님이 나타난다 바로 코 앞, 연잎속에 숨어 있는 나를 님은 못 보고 자꾸 두리번거린다 안타깝다 보다 못해 열매가 송송 박힌 연밥 하나를 님의 발치에 던진다 저? 여-기 있어요! 그녀가 던진 연자(蓮子)는 사실 당신을 사랑해요! 라는 고백이다 생각지 않은 고백에 그만 수줍어서 떠 오른 두볼의 '홍조'가 반나절이 지나도 지워지질 않는다 (허난설헌) 그녀가 꿈-꾸-었-던 사랑은 어떤 빛깔 이었을까 ? 가을 호수는 맑고, 젊은 사랑은 푸르른데 . . .

  
허난설헌(許蘭雪軒)(1563~1589)본관 양천(陽川). 호 난설헌(蘭雪軒). 
별호 경번(景樊). 본명 초희(楚姬) 명종 18년(1563년) 강릉(江陵) 에서 출생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許筠)의 누나이다 
이달(李達)에게 시를 배워 8세 때 이미 시를 지었으며 천재적인 시재(詩才)를 발휘하였다 
1577년(선조 10) 15세의 나이에 김성립(金誠立)과 결혼하였으나 원만하지 못했다고 한다 
연이어 딸과 아들을 모두 잃고 동생 허균이 귀양을 가는 등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시작(詩作)으로 달래어 섬세한 필치와 여인의 독특한 감상을 노래했으며 
애상적 시풍의 특유한 시세계를 이룩하였다
허난설헌이 죽은 후 동생 허균이 작품 일부를 명나라 시인 주지번(朱之蕃)에게 주어 
중국에서 시집 《난설헌집》이 간행되어 격찬을 받았고 
1711년 분다이야 지로[文台屋次郞]에 의해 일본에서도 간행, 애송되었다 
선조 22년(1589년) 27세로 요절하였으며 유고집에 《난설헌집》이 있다 
작품으로는 시에 《유선시(遊仙詩)》 《빈녀음(貧女吟)》 
《곡자(哭子)》 《망선요(望仙謠)》 《동선요(洞仙謠)》 《견흥(遣興)》 
총 142수가 있고, 가사(歌辭)에 《원부사(怨婦辭)》 《봉선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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