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름다운 글

그리움엔 길이 없다

임미경 2011. 12. 5. 08:51


공수래공수거


내 그대가 그리워 허공에 못질을 한다

못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 그대가 그리워 물 위에 못질을 한다

못이 들어가지 않는다



-정호승 시인의 詩<못>






그리움이..

얼마나 단단하게 응어리 졌으면

허공의 벽을 뚫을 수 없을까요

잔잔한 물위도 뚫지 못하는 걸까요



그대에게로 가는...그리움의 전깃줄엔

거친 바람만 나부끼는데

한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갈꽃이 바람에 애타게 몸 비비는 일이라고..

저물녘 강물이 풀뿌리를 잡으며 놓치며

속울음으로 애잔히 흐르는 일이라고..



그리움이란..

그 肉身의 그림자가 보이는 게 아니라

天地에 모양 지울 수 없는

아득한 영혼이 하나 모습되어 솟아 오는 것이라고...




내 그대가 그리워

오늘도 허공에 못질을 해봅니다.

못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내 그대가 그리워 다시 물 위에 못질을 합니다.

못은 끝내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그리움 없인 저 하늘의 별빛 하나도,

내 가슴에 닿지 못합니다.

그리움 없인 이 세상 작은 길 하나라도

내 삶에 잇대지 못합니다.




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한 그리움이

어쩌면 오늘도 내일도,

당신이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리움엔 길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