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 사상 최고의 걸작 중에 하나이며,
수정주의 서부극의 리얼리티가 물씬 묻어나는 작품이다.
흑백영화이지만, 세월이 가도 그 빛이 바래지지 않는다.
명장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탁월한 연출과 주연배우
게리 쿠퍼, 그레이스 켈리 등의 명연기가 빛나는 것이다.
게다가 영화적 재미와 가슴 죄는 서스펜스에 관한 한,
웬만한 수작 스릴러 부럽지 않다.
즉 이 영화의 서스펜스는 운명처럼 정해진 시각으로 향해가면서
긴장감이 삽시간에 점층한다.
과연 악당들이 도착한다는 정오(High Noon)로 시계바늘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서스펜스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악당들이 온다는 기차를 기다리지만,
정작 마을사람들은 하나같이 비루해서 도와주는 이가 없다.
갓 결혼한 아내 역시 그가 무모하다며 곁을 떠난다.
이제 보안관은 홀로 승산없는 결투에 나서야만 한다.
죽으면 개죽음이고, 살아도 얻는 것은 없다.
이처럼 고독한 보안관의 얼굴에는 어느새 땀이 배고
휘청대는 그의 몸에는 말할 수 없는 피로가 감돈다.
이는 서부영화의 전형적인 영웅이나 전문가가 아니며,
죽음과 고립의 이미지가 깃든 인간적이고
나약한 보안관 캐릭터여서 놀라운 현실성을 획득한다.
놀라운 총솜씨보다는 오히려 죽음 가까이에서 고뇌하는 보안관이기에
이 영화를 본 서부영화의 거장 하워드 혹스와
배우 존 웨인은 상당히 분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몇년 후에는 이 영화에 대한 영화적 응답인 <리오 브라보>를 내놓기도 했단다.
물론 그 영화는 서부의 전문가들이 솜씨좋게 악당들을 처치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수작이지만, 현실은 이미 영웅의 환상을 믿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