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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음악> 진흙 속의 연꽃

임미경 2010. 10. 29. 03:56

 

<명상음악> 진흙 속의 연꽃

 


 
이 보게  친구 / 서산대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