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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무등산

임미경 2010. 8. 31. 12:33

무등산 오르기는 주로 2개 방향에서 시작된다. 출발지점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되고,

곳곳에 샘물이 솟아 올라 쉽게 목을 축일 수 있다는 것이 무등산 등산의 매력이다.

 

무등산 최대 볼거리로 정상 부근에 자리한 입석대. 깎아 세워놓은 듯한 돌기둥이 천연기념물(제465호)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사진 | 전라도닷컴 제공>

도심에서 4㎞ 거리인 동구 운림동 증심사 주차장과 무등산 서북쪽 북구 금곡동 원효사 계곡에서

각각 출발한다. 해발 500m 지점에 있는 원효사 주차장까지는 버스로 20분 거리다.

증심사 쪽 길이 가장 인기있는 코스다. 초보자는 출발지점인 증심교 3거리에서 바람재, 너덜겅약수터,

토끼등, 중머리재까지 올라 좌우로 삼각형을 그리며 다시 되돌아오는 길이 편하다.

그러나 무등산의 진면목을 보려면 중머리재 위쪽 중봉과 장불재까지 올라야 한다. 바로 무등산의

최대 볼거리인 입석대와 서석대가 900m 안쪽 거리에 있으나 올 연말까지는 출입금지다.

2~3시간이면 충분하다. 천연기념물인 이들 돌기둥을 보호하기 위해 전망대 2곳이 설치되고 있다.

 예전처럼 직접 만져보거나, 올라탈 수 없게 됐다. 그 위쪽 정상인 천왕봉은 여전히 군사시설이 있어

접근할 수 없다.

원효사 쪽에서는 늦재에 올라 중봉이나, 장불재까지 간 후 증심사 쪽으로 내려와도 좋다.

장불재에서 다시 무등산 뒤쪽 규봉암을 돌아 원효사 쪽으로 되돌아오는 길이 있다.

종주 코스로 증심사~송풍정(당산나무)~중머리재~용추 3거리~장불재(입석대·서석대)~규봉암~신선대

3거리~꼬막재~원효사 주차장 구간 15㎞ 거리다. 5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이 코스는 봄·가을의 철쭉과 억새,

겨울의 설화(雪花)가 환상적이다. 담양과 화순의 드넓은 들판이 산행을 한층 넉넉하게 한다.

무등산 기슭에는 특급호텔 2곳 등 잠자리가 많다.



증심사 코스 인기…종주에 5시간 30분

무등산(1187m)은 광주와 전남 담양, 화순 등 3개 지역에 걸쳐 있다. 산 이름에는 ‘그 등급을 매길 수 없는 산’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산에 올랐던 이들이 수없이 토해냈던 ‘비할 데 없이 멋진 산’이라는 ‘산상 소감’이 그대로 이름에 녹아든 듯하다.

‘무등산’은 고려 태조 때 ‘고려사 지리지’에 처음 등장한다. 무등산은 이제 ‘차별하지 않고 누구나 기꺼이 품어 안아주는 산’으로 그 해석이 진화했다.

이런 무등산의 이미지는 산자락 기슭에만 서 있어도 금방 확 다가온다. 단지 봉우리 하나로 된 산처럼 보이는 무등산은 골골이 ‘새끼 산’을 낳고, 이름도 어여쁜 고갯마루를 수없이 만들어 놓았다. 결코 낮지 않은 산인데도, 완만한 등산로가 지천에 깔려 있어 남녀노소 쉽게 탈 수 있는 ‘어머니의 품 같은 산’이다.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더욱 ‘진산(珍山)’의 면모가 우러나온다. 우선 역사와 문학의 산실로 후한 점수를 받는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무등산을 ‘무정산(無情山)’으로 부르도록 하는 ‘어명을 내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전국의 명산에서 ‘왕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고, 왕이 된 후에는 자신이 죽인 ‘고려 말 명신의 원혼을 달래 달라’는 제사를 올렸으나 무등산 신령만이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그렇게 부르라고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의병장 고경명·김덕령 장군의 유적지도 남아 있다. 무등산의 이 같은 기개는

광주학생독립운동, 5·18민주화운동 등을 낳은 동력이 됐다는 풀이도 더해진다.

무등산은 주옥같은 가사문학의 탄생지다.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 ‘관동별곡’ 등을, 면앙정 송순도 ‘

면앙정가’ 등을 이곳에서 지었다. 국문학사에 높이 평가되고 있는 대문호들의 가사문학 16편이 바로

무등산 자락에서 나왔다. 이들의 활동 공간이 된 ‘식영정’ ‘송강정’ ‘면앙정’ ‘독수정’ ‘소쇄원’ ‘환벽당’ 등

정자가 풍광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남종화의 거두 의재 허백련도 무등산에서 차를 기르며 그림을 그렸다.

정상 바로 아래 우뚝 선 ‘입석대’ ‘서석대’는 절로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10~20m 높이, 6각형 모양새의 돌기둥

 십여개가 각각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천연기념물 제465호다. 마치 석수장이가 먹물을 놓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깎아 만든 반석처럼 보인다. 등산객들이 폭증하면서 훼손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난해 초부터

출입을 막고 있다.

봄엔 토끼등을 거쳐 동화사터(800m)~중봉(915m)~장불재(900m)에 펼쳐진 철쭉 군락이 장관이고,

여름엔 원효·용추계곡 등의 물소리가 쾅쾅 산을 울린다. 중봉~장불재~입석대(1017m)에 펼쳐진 은빛 억새밭이 볼 만하다. 멀리 누렇게 익어가는 나주평야도 훤하게 들어온다. 겨울엔 산 중턱부터 피는 ‘눈꽃’이 매력적이다.

참나무·소나무·낙엽송, 신갈나무 등의 군락이 집중 보호되면서 산토끼, 산새, 고슴도치, 다람쥐 등이 많고,

곤충류만도 236종이 살고 있다. 단맛과 향기가 진한 무등산 수박, 증심사 일대의 춘설차가 특산품으로

나오고 있다.

광주시민들은 평일에도 2만5000~3만명이 무등산을 오른다. 시민운동을 통해 1990년 군 통제구역인

서석대와 입석대를 개방시켰고, 국내 처음으로 난개발을 막기 위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도 시작했다.

현재까지 산자락의 목좋은 땅 53만4205㎡가 기증돼 개발 저지에 한몫을 하고 있다. 증심사, 원효사,

문빈정사, 규봉암 등 유명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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