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그때 그시절

선조들의 피서용품

임미경 2010. 8. 26. 08:18



부채 - ‘부치는 채
여름 피서 용구 하면 무엇보다 먼저 부채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게 하는 기구로 가는 대오리로 살을 만들어 넓적하게 벌려서 그 위에 종이나 헝겊을 바른 것이다. 부채란 ‘부치는 채’라는 말이 줄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오월 5일 단오날 공조(工曹)에서 부채를 만들어 진상하면, 이것을 왕이 재상과 신하 및 궁중의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단오선(端午扇)이라 하였다.
부채의 종류는 그 형태의 구조에 따라 부채살을 접었다 펼 수 있도록 만든 접는 부채(쥘부채 : 合竹扇)와 부채살을 편 채로 둥근 부채의 형태를 유지하는 방구부채[단선(團扇), 원선(圓扇)]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외에 사용된 재료에 따라 아주 다양한 모양과 이름이 있다.



[簾] - 햇볕 가리개·장식용 등 다양한 용도
주로 여름날 창문이나 대청에 쳐서 햇볕을 가리는 물건으로 요즘도 흔히 사용되고 있다. 땅에 펴서 농작물을 말리는 데 쓰기도 한다. 햇볕을 가리는 데 쓰는 발은 갈대나 가늘게 쪼갠 대가지를 삼끈이나 실로 엮어 만든다. 최근에는 비닐이나 합성수지로 만든 것도 판매되고 있다. 쌍희(雙喜)자나 복(福)·수(壽)자 무늬를 넣거나 소나무·용·사슴 등의 연속 무늬를 넣기도 했다. 발이 본래의 목적이 아닌 장식용으로도 쓰이는 이유는 이들 글자와 무늬·매듭이 이루는 조화가 매우 아름다운 까닭이다.



돗자리 - ‘돗자리’와 ‘자리’의 차이
왕골이나 골풀의 줄기를 잘게 쪼개 만든 자리. 왕골은 우리나라에서만 재배·생산되는 작물로서 삼국시대 때부터 사용되어 왔다. 돗자리는 예부터 농가의 부업으로 영·호남 지방이 주산지를 이루고 있다. 새겨 넣는 무늬에 따라 용문양을 새긴 것을 용문석이라 하고 이외에도 별문석(別紋席)·호문석(虎紋席)·난초석(蘭草席) 등 많은 종류가 있다. 또 같은 왕골을 쓰더라도 만드는 방법에 따라 돗자리와 자리로 구분하기도 한다. 즉 날을 속으로 감춰 만든 것이 돗자리, 반대로 밖으로 노출되게 만든 것은 자리이다. 경기 강화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화문석(花紋席은) 자리이다.



죽부인(竹婦人) - 시원한 아내를 품고 자다
대나무를 쪼개 둥글게 엮어 만든 피서용 침구. 네 자 반 정도의 길이에 한 아름 정도의 굵기를 해 어른이 누워 안고 자기에 알맞았다. 잘 마른 대나무를 참숯에 지지면서 엮어 만든 것으로 구멍이 나도록 성글게 짜서 원통형이 되게 하고 품에 품었을 때 찔리지 않도록 잘 접어 궁글리거나 모나지 않게 한다. 무더운 여름, 삼베의 홑이불을 씌워 죽부인을 가슴에 품고 한 다리를 걸치고 자면 시원함은 물론 허전함도 덜 수 있었다. 죽부인은 아들이 아버지의 것을 사용하지 않았다.



등거리 - 속옷 적삼 밑으로 바람이 술술
등나무를 엮어 여름철에 입었다. 등나무의 가는 가지를 구부려 성글게 엮어 조끼형으로 만들어 속옷 적삼 밑에 입으면 바람이 술술 통하여 무척 시원했다. 삼베 등을 이용해 만든 소매가 짧은 간이복도 있었다. 무명이나 솜을 넣어 만들어 봄·가을 또는 겨울에 입기도 했다.



토시 - 팔목부터 시원하다
저고리 소매 비슷하게 만들어 팔목에 끼던 것이다. 한자어로는 투수(套手)라고 한다. 등나무나 대나무 또는 말총 등으로 통풍이 잘 되도록 엮어 만들었는데, 주로 남자들의 한여름 기호물(嗜好物)로 쓰였다. 털이나 비단, 무명 등을 이용해 만든 겨울용도 있었다. 등거리와 토시는 셔츠·양말·장갑 등이 보급되면서 급속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파리채 - 파리 너 이제 죽었다
여름철이면 들끓는 파리 등 해충을 잡는 파리채. 가는 대오리를 엮어 만들었다.


[
참고 문헌]
●『한국 미술문화의 이해』, 장경희 외 지음, 도서출판 예경
●『한국의 세시풍속』, 김성원 엮음, 명문당
●『우리 민속 도감』, 편집부 엮음, 예림당
●『민족문화대백과 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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