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름다운 글

당신을 가져가겠습니다

임미경 2012. 3. 31. 10:07

 


당신을 가져가겠습니다
내 손등에 작은 상처를 어루만지며
안쓰러워 하던 당신의 따뜻한 눈길을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나를 만나 행복하다며 소리내어
크게 웃어 주던 당신의 밝은 웃음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지루했던 불면의 밤을 편안하게
잠재워 주었던 당신의 낮은 목소리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항상 강한척 하고 당당한척 하는
당신의 그림자에 어린 서러움 마져
이제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어둡고 쓸쓸하게 마디마디 새겨진 
당신의 기억 속에 작은 흔적 마져
이제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당신을 가져가겠습니다.
좋은 글 중에서